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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습관과 건강에 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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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9-12-02 10:12 조회6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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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과 건강에 대한 단상(斷想)

대구광역시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 위원
대구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이 유 정

 한 해가 저물 때면 한번씩 생각나는 일들이 있다. 한동안 배웠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고민하다 하던 일을 접어두고 한 민간단체에 들어가 금연프로그램 개발을 했던 때의 일이다. 벌써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한 노모께서 상담을 요청하셨다. 나이는 70 후반대에 무척 마른 자그마한 체구의 다부진 인상을 가진 분이셨다. 아들이 하나 있는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담배만 피운다고 했다. 그 아들은 39, 약간은 지적 장애가 있는 듯했다. 아이가 어려서 남편과 사별하고 어머니께선 생계와 아이의 양육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고 아이를 혼자 놔두고 장사를 평생 바쁘게 사셨다고 한다. 오로지 아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청소년이 된 어느 날 아이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아이는 시간만 나면 담배를 피웠고 노모는 하루에 4갑을 피운다고 했다. 30 대의 장성한 아들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노모는 아들이 죽을 것만 같다고 우시면서 제발 우리 아이를 살려달라고 했다.

 

 전화 상담을 주로 하는 여성이 있었다. 이 여성은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친절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늘 가슴을 쪼여 왔다고 한다. 때로는 전화기를 때리기도 하고 허공에 주먹질을 하기도 하고 .... 그렇게 많은 시간을 전화를 통해 일해 오면서 탈출구로 찾은 것이 담배와 퇴근 후의 술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스스로 위험 수위에 도달한 느낌이 있던 날 순간적으로 담배와 술을 자연적으로 손이 가는 자신을 보고 깜짝 놀라 그녀는 직장을 그만 두었다고 했다.

 

 고교 교장선생님의 간절한 편지를 받고 고등학생 17명을 대상으로 학교 금연 프로그램을 5주간 시행했었다. 한 학생과의 대화였다.

제가 왜 담배를 피웠는지 알고 싶으세요? ”

그럼 , 매우 알고 싶어

어떻게 하면 아버지 잔소리를 듣지 않지? 고민하다 알아낸 방법인데요, 우리 아버지 완전골초거든요. 내가 담배를 피우니까 아버지 그때부터 아무 말도 안하셨어요. 그래서 계속 피우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적당히 하다 끊을 걸 그랬어요. 원래는 피우고 싶지 않았거던요

 

 사관학교 생도들을 대상으로 금연교육을 적용한 적이 있다. 학교 내에서는 흡연이 금지되었지만 주말이나 외부에서 피우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철저히 외부 생활과 단절된 그들의 생활 중에 어쩌면 유일한 낙이었을 것이다. 당시에는 흡연의 유해성을 금붕어나 지렁이 등으로 실험을 했었다. 사관생도들에게 다음 시간에는 조그만 금붕어를 준비해달라고 했더니 교내 수족관의 잉어만한 물고기(?) 를 준비해 놓았다. 담배 1-2개비의 양으로는 물고기가 끄덕도 안하고 계속 어항 속에서 살아 돌아다니니 생도들이 하는 말,

교수님 , 저희가 담배 끊는게 빠르겠어요. 그냥 우리 잉어는 살려주세요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금연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교육으로 안될 것 같은 학생 10명을 데리고 5주간 진행했다. 3주째 한 학생의 머리가 이상하게 보였다. 그 이유를 물어보았다.

선생님, 저는 정말 안 피우고 싶어서 안 피운다고 했더니 머리에 불을 질렀어요

누가?” “ 우리 동네 용철이 형이요

용철이 형이 누군데? ”

우리 동네 모임의 짱인 형인데 고등학생이에요 무지 무서워요

금연교실에서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면 소변이나 모발검사에서 코티닌이 검출되고 그러면 교육을 다시 받거나 또 다른 형태의 벌칙을 받아야 하므로 이 학생에게도 금연이 절실한 상황이었는데 그 모임에서 담배피우기를 거절하다 당한 일이었다.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겠지만 머리는 엉망이 되어 거의 삭발하다시피 하고 온 학생은 얼굴이 말할 수 없는 비참함이 흘렀다. 속 모르는 내가 한말은 그럼 그 모임에서 나오면 되지 않을까 ? ” 옆의 한 학생이 대답해주었다.

선생님, 그건 죽기보다 힘들걸요 멀리 이사나 가면 가능할지 몰라요

그 후로 그 학생은 금연교실에 오지 않았다. 멀리 이사갔다고 했다. 서울에서 아주 멀리....

 

 기업체 임원을 대상으로 금연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내가 회사로 와서 운영해주는 대신 숙박과 교통편을 다 제공해주는 다소 호화로운 운영이었다. 비행기로 왕복했고 호텔에서 묵어야만 하는 시간대였으니까. 4주차에 흡연자가 비흡연자의 입장 또는 비흡연자의 입장에서 본 흡연자의 역할극 프로그램을 전문가와 함께 했다. 진행도중 한 임원은 금연 동기를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우리 집사람이 나보고, 내 입에서 쓰레기통 냄새가 난대요 그래서 도저히 나를 사랑할 수 없답니다. 우린 잠을 잘 때도 따로 자거나 절대 얼굴을 맞대고 잔 적이 없어요

 흡연 경력이 고교시절부터 약 30년이 넘은 한 직장인의 금연교실 참여 동기는 집사람한테 사람 대접 받아보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 들어보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니는 흡연자셨다. 그런데 천식을 앓고 계셨다. 간호학교수인 며느리에게 행여 들킬까봐 늘 내가 모르는 시간에만 피우셨고 뒷정리가 철저해 정말 모르게 많은 시간이 흘렀다. 어느 날 아이가 말을 하면서부터 할머니에게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 했고 낮에 담배놀이 하신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래도 금연을 꺼내기가 정말 어려웠다. 어느 날 5살 아들의 입을 통해 들은 말. “ 엄마, 할머니 담배 신발장에 숨켜져 있어요. 난 찾을 수 있는데....” 하는 것이었다. 천식치료차 병원에 모시고 다니면서 담당의사를 통하여 금연하시도록 요청하여 어머니는 드디어 금연에 성공하셔서 건강하게 지내셨었다. 시집살이하면서 생긴 습관이라고 하셨다.

 

 습관으로 시작한 모든 행동들이 다 건강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오랬동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건강행동을 하게 할 것인가가 나의 주요 과제였다. 그런데 확 나의 의식을 깨뜨리는 것들이 떠올랐다. 과연 나는 지금까지 나의 습관적인 행동들이 건강으로 이르게 하고 있는가? ! 학문적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나의 이 행동들은 무엇인가? 무심코 먹는 음식들과의 전쟁, 시도 때도 없이 해야 하는 업무 핑계로 뒷전에 밀리는 운동시간, 가까운 거리도 무거운 가방 탓으로 돌리며 자동차 출근하는 것,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 이용, 모처럼 머리 비워야 한다면서 드라마 몰아보기로 새벽을 지키는 것, 다이어트는 내일부터하며 폭식을 하는 것 등등 정말 내가 가르쳐온 건강지식과는 다른 내용의 행동들이 너무 많다. 모든 행동은 다 처음이 있다. 그 시작은 이렇게 엄청난 결과를 예측하지 않고 시작된다. 지금 나는 내 행동설명서를 생각해봐야 겠다. 조금씩 힘들어하고 있음을 내가 느끼고 있는데 그것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말이다.

 내가 나의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답할 순간이 오기 전에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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