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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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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2-11-21 11:00 조회1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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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치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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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광역시 통합건강증진사업지원단 위원

대구광역치매센터 센터장 김 병 수

 

 인터넷에서 중앙치매센터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들어가면 첫 화면에 치매현황이라는 메뉴가 있다. 그곳을 누르면 치매 오늘은...’ 게시판에 현재 치매환자 추정치를 알려준다. 광역치매센터에서 일하다 보니 이따금 이 수치를 확인하는데, 오늘 조회해 보니 대구의 추정 치매환자 수는 40,995명이다. 몇 달 전에 접속했을 때만 해도 분명히 3만 명 대였는데, 드디어 4만 명대로 올라섰다. 숫자 하나 차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함께 제시되는 대구시 60세 이상 인구(596,370)가 어느새 전체 인구(237만명)1/4을 넘어섰다는 사실도 무겁게 다가온다. 네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시대... 문득 긴장감과 함께 두려움이 밀려온다. 매우 느린 속도지만 조금씩 다가오는 거대한 해일 앞에 서 있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고령화와 치매라는 거대한 해일을 헤쳐 나갈 우리의 대응 수단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특히 치매의 치료제에 있어서는 그렇다.

 

 지난 20여 년 간 알츠하이머병에 효과가 입증되어 사용되어온 치료제는 단 네 가지뿐이었다. 도네페질, 리바스티그민, 갈란타민, 그리고 메만틴이다. 이 약들은 치매의 진행속도를 약간 지연시켜주지만 그 정도가 경미하여 대다수 환자와 가족들은 약의 효과에 아쉬움을 표현하곤 한다. 그러던 중 2021년에 새로운 기전의 치매치료제가 등장했다. 아두카누맙(상품명 아두헬름)이 그것이다. 이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세포에서 관찰되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단일클론항체이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15년에서 20년 전부터 뇌세포 사이에 쌓이기 시작하는 물질로 알츠하이머병의 증상 발현 및 진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아두카누맙은 여기에 항체로 작용하여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을 돕는다. 아두카누맙은 미국식약청(FDA)의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다.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제거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입증되었으나, 치매환자의 인지기능 악화를 지연시키는 정도는 미약하여 두 건의 3상 임상시험 중 한 건에서만 성공하고 다른 한 건은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두 건의 임상시험 모두 성공해야만 FDA의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아두카누맙도 시장에 출시될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FDA는 장기적으로 보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며 시판 후 임상시험결과를 제시할 것을 조건으로 조건부 승인을 해 주었다. 그러나 아두카누맙은 유효성 논란 외에 뇌부종 및 뇌출혈과 같은 안전성 문제까지 겹쳐 유럽에서는 승인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워낙 고가의 약물인데다가(33백만 원) 치료 기간 동안 입원비와 뇌영상 촬영비등 추가비용도 수 천 만원이 필요하여 환자들에게서도 외면 받고 있다. 비용이 들더라도 효과가 확실하면 수요가 있겠지만 승인받을 때부터 효과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던 중 229월에 레카네맙이라는 새로운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의 3상 시험 중간결과 발표가 있었다. 고무적인 것은 레카네맙의 치료효과가 아두카누맙보다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레카네맙을 2주 간격으로 투여하며 16개월 간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대조군보다 인지능력 감퇴의 정도를 약 27% 정도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아두카누맙의 22%보다 높은 수치이다. 아직 3상 시험의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2211월 말 경에 발표된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된다. 아마도 유효성 면에서는 아두카누맙과 달리 명확하게 효과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아울러 임상시험 기간이 끝난 후 추적관찰을 했을 때 장기적인 질병 경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궁금하다.

 

 그러나 레카네맙의 효과가 기대보다 저조할 경우라도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20225Alzheimer’s and dementia라는 학술지에 실린 리뷰 논문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143종에 이르며 그 중 83.2%는 단순한 대증요법제가 아니라 질환의 경과 자체를 바꾸는 약물 기전을 갖는 것이다. 3상 시험 중인 것만도 30여 종에 이른다. 그러므로 레카네맙 이후에도 수많은 약물들이 새로이 효과를 검증받을 것이고, 이들 중 가까운 시일 안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분명히 나오리라고 생각한다. 만약 알츠하이머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약제가 나오게 된다면 중앙치매센터의 치매 오늘은...’ 게시판의 치매환자 숫자도 계속 커져만 가는 것이 아니라 나날이 줄어들게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 숫자가 차츰 줄어들어서 4만 명.. 3만 명... 2만 명... 결국 0명에 이르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은 꿈만 같은 얘기지만 인류는 그런 꿈들을 하나씩 실현해 왔다. 은 이루어진다. 부디 가까운 시일 안에 좋은 약제가 개발되어 우리 곁의 수많은 치매환자와 그 가족들이 기쁨과 희망 속에 지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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